[서평] 역사 속 실체적 진실을 찾아(김진명의 '황태자비 납치 사건')

최근 김진명 작가의 <<황태자비 납치 사건>>을 읽게 되었다.
'황태자비 납치 사건'은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와 이에 대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
현 정권에서는 한일간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 형성에 주안점을 두며 과거사 문제를 되도록 거론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한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
일본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1965년)에 '한일 기본조약'을 통해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청산되었다고 주장하거나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교과서들을 계속해서 발행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편에는 학자적 양심을 지닌 역사학자들과 지한파 정치인들이 있다. 이들은 수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일본의 양심을 대변하고 있다.

<<황세자비 납치 사건>>에서는 역설적으로 황세자비가 이런 일본의 양심을 상징해 주고 있다. 일제의 잔혹하고 비열한 행태를 고발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일본과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역사 문제에 있어 일본 스스로가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지 않기에 소설로나마 일본 황실의 사죄와 화해의 제스처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화해는 일본이 역사 속 실체적 진실을 전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역사 교과서에도 이를 올바르게 기록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일본 스스로도 양심적이고 강대국다운 면모를 더욱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할 경우 그것을 수정하기 위한 몸부림과 저항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식 있는 학자들과 정치인들을 필두로 하여 계속해서 일본에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그럴려면 지나친 감정적 호소보다는 충분한 자료와 논리를 확보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은 학자와 정치인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의식 속에도 올바르게 자리잡혀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치열한 외침은 단지 일본에 물질적 보상을 얻으내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사죄와 함께 역사적 진실을 온세계에 알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자라나는 한일 두 국가의 세대들이 올바른 역사인식 가운데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끝으로 타이틀로 잡은 '역사 속 실체적 진실'에 대해...
역사 해석에는 다양한 사관이 자리하고 있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범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팩트 말이다. 소설 속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명확히 밝혀진 바가 아니기에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일제의 만행이며, 일본이 아직도 그것을 명징하게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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