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 네이버 영화
이창동 감독은 인간의 지극히 인간됨 그러니까 거짓되고 부패하고 타락한 인간의 죄성을 아주 탁월하게 연출한다.그의 영화로 인해 실제 인간세계의 단면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해본다는 점에서는 항시 영화가 끝난 뒤 쉬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보통 그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오늘도 그러했다.
이창동 감독의 2010년작 '시'를 뒤늦게 관람했는데 보는내내 일종의 분노, 불안감, 내속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체계들로 인한 갈등들이 마구 일어났다.
한동안 '영적'인 세계에만 너무 몰두해서 그런지 영화조차 내 마음에서 쉬 여과되지 않는 점들이 있다. 암튼 '시'를 보고나서 그 뒷맛이 씁쓸하다... 시가 쉬 쓰여지는 것이 아니지만 세상이 시와 같이 아름답기를 갈망하는 것이 어찌 잘못이겠는가? 세상이 시와 같지 않기에 영화엔딩이 씁쓸함을 안겨주었는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에게 바라는 점은 세상이, 인간이 순수함을 잃어가고 사악함 가운데 내던져질 때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가 일종의 대안의식을 심어주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을 보고난 뒤 한동안 긴 여운에서 쉬 깨어나지 못하는 일종의 마법을 걸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진정 '박하사탕'의 달콤함도 '오아시스'의 찬란함도 '밀양'의 비밀스러운 따스함도 느끼도록 배려하지 않았다. 이점이 아쉬운 점이다.
앞으로 차기작은 문제의식에 사로잡혀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작품보다는 영화를 통해 '힐링' 되고 '카타르시스'를 체험할 수 있는 대안적인 작품이기를 기대해본다. '시'가 진정 '시'로서 가치있는 것은 그것이 한순간 내 마음속에 들어와 내 마음을 깊이 어루만져주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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