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으로만 꽤 오랫 동안 알고 지내던 자매가 있었다.
영적으로 나와 무언가 통하는 점이 있어 친구신청해서 그동안 이것저것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그동안 그녀가 남긴 담벼락 글을 통해 짐작이 가서 은사가 있는지, 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궁금해 물어보았지만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아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마음 한구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를 어제 직접 만나게 되었다. 페이스북으로 연결돼 만난 첫 사람이었다. 과거에 카페 모임을 갔다면 이제는 링크나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사람사귀는 것이 하나의 소통방식이 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세상일 따름이다.
미팅 장소는 서빙고 온누리교회였다. 남성 직장인들을 위한 초청집회에 초청받은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청년부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주로 초신자들을 전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헌신자인지라 그냥 편안하게 분위기를 즐겼다. 여자 개그맨 자매들이 한참 웃겨줄 때는 같이 호응하며 웃고 선물 줄 때는 기꺼이 받고 먹을 거 나오면 기꺼이 열심히 먹어주면서 말이다.
나를 초대해 준 자매는 손님으로 나를 잘 대우해 주려고 노력했고 처음부터 나와 동행해 마칠 때도 같이 교회를 나오게 됐다. 그때쯤 나는 드디어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자매는 그때서야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답을 해주었다. 우리 둘은 곧 휴게실에서 커피를 빼다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녀는 내 짐작대로 역시나 영적인 은사를 강하게 받고 있었다.
나에게 한 첫 번째 질문 "성령세례는 언제 받으셨어요"
사실 성령세례라는 개념은 교단마다 조금씩 달리하는 입장에 있고 특별히 순복음교단에서 강조하는 점인데 온누리교회 출석 자매에게서 이런 질문을 들으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떤 의도인지 자못 궁금하기도 했다.
나도 그동안 영적 은사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며 개념정리한 것이 있어 나름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저도 영적인 은사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거기에만 매달릴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기록된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한동안 성령님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하셨어요. 제 몸이 여러 가지로 반응하게 하시고 말씀하시는 것이 많아서 이제 그만 됐다고, 그만 하겠다고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 졌어요."
"하나님은 인격이시기 때문에 은사를 구하면 주시지만 내가 그렇게 힘들고 원하지 않는다면 거두어 가실 거에요"
"아니요, 성령님은 강권적으로 제게 오셔서 제 영과 혼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셨어요. 저는 원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지만 제 영이 원하는 것은 달랐어요"
"......"
역시 자매는 성령에 깊이 심취한 듯했다. 책에서 읽은 성령사역에 대한 내용들을 나도 어느 정도는 아는데 자매는 너무 이쪽으로 기울어진 듯했다. 무엇보다 영적인 세력들을 보았다는 대목에서...
"저도 작년에 힘들 때 축사사역도 하고 성령님으로 채우려고 기도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우리 가정이 대대로 우상숭배를 많이 해서 악한 영들이 틈탄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럼 그런것도 지금 보이겠네요?"
"네~"
"읍... 하나님은 물론 다 아시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것만 보여 주시지 그러지 않으시는 것은 안 보여 주시잖아요?"
"좀 보이면 어때요?""
순간 나는 자매에게 내 마음이 투시될 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잠시 놀랐다. 무엇보다. 가끔씩 검게 마스카라를 칠한 두 눈이 웃는 형태를 뛸 때 왠지 내 신경들은 잠시 섬찟해졌다. 영적인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때 눈화장 때문인지는 몰라도 빛처럼 환한 눈빛이 아니라 마치 무당의 그 눈빛처럼 검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이 잠시 그녀의 눈을 피하게 만들었다.
영적 체험이라면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들 어느 정도는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교회를 16년째 다니는 지라 그동안 영적인 체험을 경험치 못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영적 체험은 잠시의 것이었고 지나고 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영적인 세계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조심히 경계하며 잘 분별해야 된다는 신중론자의 편에 서 있다.
성경에서 고린도 교회는 은사가 부족한 교회가 아니라 은사가 넘침으로 오히려 문제를 일으켰던 교회다. 그리고 성경에는 분명히 내가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어쫓고 각양 은사를 행하였다 할 지라도 그것이 하나님 뜻과 부합되지 않는 일이었다면 하나님은 심판대에서 그들을 모르는 자들이라고 부인한다 하셨다.
그러기에 은사의 영역에 대해서는 무척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은사를 가지고 여러 가지의 것들이 깨달아진다면 자칫 그것을 말씀보다 더 우위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염려로 나는 신비한 영적 은사의 폐해내지는 한계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아니 우리 크리스천들은 날마다 주시는 성경말씀에 절대 의지해서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해야지 곁가지의 것에 더 비중을 두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은사중지론이나 은사배격론은 입장이 아니라 은사를 인정하되 성경 안에서 분별하며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말씀 위에 서자! 말씀을 더 깊이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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