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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가 넘은 깊은 새벽녘 반사적으로 눈이 띄어졌다. 무언가 내 주변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소리에 예민한 신경이 반응한 것이었다.
나는 한동안 한 중년의 남자와 20대 초반 아가씨의 대화소리를 어쩔수없이 들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누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던데 혹시 아저씨가 그러셨어요? 지금 불켜진 방은 거기밖에 없던데..."
"아니야, 아니야. 그것 때문에 놀랐구나. 지금 몇살이야?"
"스무살이요"
"우와 우리 딸이 스물셋인데 아가씨는 스무살이네 우와"
비몽사몽간이었지만 둘의 대화는 바로 문앞에서 이루어지는 터라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려왔다. 나는 속으로 '내가 혹시 잠꼬대로 소리를 질렀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다가 꿈자리가 사나우면 종종 잠꼬대로 고함을 치곤했던 아인지라 혹시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간밤에 별다른 나쁜 꿈을 꾼 적도 없고 다만 이들의 이야기 덕분에 새벽녘에 잠에서 깬 피해자의 입장에 서 있을 뿐이었다. 대충 내용은 어딘가에서 소리치는 게 들렸고 아가씨는 그로 인해 깜짝놀라 고시원 내 불켜진 곳에서 자는 아저씨에게 대충 내용을 이야기한 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새벽녘에 아저씨가 왜 그리 큰소리로 이야기를 해대는지, 소근소근 이야기하든지, 아니면 별일 없다고 아가씨를 돌려보내야 할 것인데. 자기 딸이 어떻고 저떻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이런 소리까지 들려왔다.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고는) "어디 손 한번 잡아보자"
분명 나는 그렇게 들었는데 아가씨는 별 다른 저항이나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리고는 아저씨는 몇 번 더 아가씨 방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커피도 건네주고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거였다. 그러다 내가 이 사람들 이야기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과 중년의 아저씨가 나이값 못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소리를 쳐 버렸다.
"조용히 좀 합시다!"
내 목소리의 영향탓인지 곧 두 사람의 대화는 종료되었다. 참 나도 현재 난생 처음으로 특이한 구조의 고시원에 와 있다. 처음에 전혀 몰랐는데 아니 당연히 남녀 다른 층으로 이루어진 곳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고시원 규모는 한 층밖에 안 되고 남자 여자가 그 한 층을 함께 쓴다는 것이다.
고시원이 방음이 잘 되는 곳도 아니고 옆에서 무슨 소리하면 금세 새어나오는 곳인데 이런 곳에서 남녀가 같이 생활하게 하다니 한편으론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이거 업소 관리상 위반아닌지...
사실 해외에서는 심지어 여행객들이 심지어 남녀 한방을 쓰기도 한다지만 여긴 그런 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인데 대한민국의 공중도덕이 존재하는 곳인데 말이다. 한편으론 참으로 난감하다. 얼른 이곳을 탈출해야 할텐데 말이다.
어쩌다 고시원 일기를 써 본다.
나는 한동안 한 중년의 남자와 20대 초반 아가씨의 대화소리를 어쩔수없이 들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누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던데 혹시 아저씨가 그러셨어요? 지금 불켜진 방은 거기밖에 없던데..."
"아니야, 아니야. 그것 때문에 놀랐구나. 지금 몇살이야?"
"스무살이요"
"우와 우리 딸이 스물셋인데 아가씨는 스무살이네 우와"
비몽사몽간이었지만 둘의 대화는 바로 문앞에서 이루어지는 터라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려왔다. 나는 속으로 '내가 혹시 잠꼬대로 소리를 질렀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다가 꿈자리가 사나우면 종종 잠꼬대로 고함을 치곤했던 아인지라 혹시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간밤에 별다른 나쁜 꿈을 꾼 적도 없고 다만 이들의 이야기 덕분에 새벽녘에 잠에서 깬 피해자의 입장에 서 있을 뿐이었다. 대충 내용은 어딘가에서 소리치는 게 들렸고 아가씨는 그로 인해 깜짝놀라 고시원 내 불켜진 곳에서 자는 아저씨에게 대충 내용을 이야기한 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새벽녘에 아저씨가 왜 그리 큰소리로 이야기를 해대는지, 소근소근 이야기하든지, 아니면 별일 없다고 아가씨를 돌려보내야 할 것인데. 자기 딸이 어떻고 저떻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이런 소리까지 들려왔다.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고는) "어디 손 한번 잡아보자"
분명 나는 그렇게 들었는데 아가씨는 별 다른 저항이나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리고는 아저씨는 몇 번 더 아가씨 방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커피도 건네주고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거였다. 그러다 내가 이 사람들 이야기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과 중년의 아저씨가 나이값 못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소리를 쳐 버렸다.
"조용히 좀 합시다!"
내 목소리의 영향탓인지 곧 두 사람의 대화는 종료되었다. 참 나도 현재 난생 처음으로 특이한 구조의 고시원에 와 있다. 처음에 전혀 몰랐는데 아니 당연히 남녀 다른 층으로 이루어진 곳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고시원 규모는 한 층밖에 안 되고 남자 여자가 그 한 층을 함께 쓴다는 것이다.
고시원이 방음이 잘 되는 곳도 아니고 옆에서 무슨 소리하면 금세 새어나오는 곳인데 이런 곳에서 남녀가 같이 생활하게 하다니 한편으론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이거 업소 관리상 위반아닌지...
사실 해외에서는 심지어 여행객들이 심지어 남녀 한방을 쓰기도 한다지만 여긴 그런 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인데 대한민국의 공중도덕이 존재하는 곳인데 말이다. 한편으론 참으로 난감하다. 얼른 이곳을 탈출해야 할텐데 말이다.
어쩌다 고시원 일기를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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