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4주기 추도식

 

copy. 김대중평화센터

 

 

 

김대중 前대통령 4주기 추도식 엄수(종합)

| 기사입력 2013-08-18 13:34 |

인사말하는 김홍업 전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서거 4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석수 "대통령·여야대표 만나 정치 복원해야"

김홍업 "정당한 평가 받도록 노력 다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유족을 비롯해 강창희 국회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도식장 들어오는 이희호 여사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8일 오전 김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열인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에 들어서고 있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문희상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전병헌 원내대표, 한명숙 이해찬 정세균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도 모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역단체장 중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청와대에선 박준우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위원회' 위원장인 김석수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과 영상 상영, 추모 노래, 유족대표 인사, 종교의식 순서로 진행됐다.

김 전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언급한 뒤 "정치는 거리보다 국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당리당략을 벗어나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국민과 나라를 생각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유족 대표 인사를 통해 "그 분(김 전 대통령)을 간혹 폄훼하고 왜곡하고 하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면서 "역사 속에 길이 살아 계실 수 있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아버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밝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18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추도사를 듣고 있다.

추도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묘소로 이동해 헌화하고 참배했다.

앞서 추모위원회는 4주기 행사 주제를 '평화·희망 그리고 김대중'으로 정하고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를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연합뉴스에 감사드립니다.  

 

 

 

김대중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국립현충원 2013.8.18)

 

 

   추 도 사

 

 

김석수 추모위원회위원장

 

 

유달리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김대중대통령님의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 대통령님이 서거하신지 어느 덧 4년이 흘렀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께서 좀 더 우리와 함께 계셨으면 하는 안타까움과 그리운 마음은, 더 커져만 갑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김대중대통령께서는, 평생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철학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분단된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여러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오랜 감옥생활, 긴세월 연금, 망명, 감시당하는 삶을 살았지만 한 번도 좌절하거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국민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이런 믿음이 헛되지 않아 대통령께서는 정부수립 반세기만에 민주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취임하실 때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세계의 유력 언론들은, ‘대한민국, 희망의 날’,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지도자’, ‘아시아의 만델라’라는 사설들로 찬사를 보냈습니다.

 

 

김대중대통령께서는, 대통령으로 재직하시는 5년동안, 진정으로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국민 모두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셨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국가의 기틀을 세우시고,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한 우리나라를 세계10위권 경제대국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지식정보시대의 도래를 예견하시고 정보화를 적극 추진하여 우리나라를 세계 최선두 IT 강국이 되게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우리 국민을 굶주리게 해서는 안 되고, 아픈데 병원갈 수 없게 해서도 안 되며, 공부하고 싶은데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해서도 안 된다”고 항상 말씀하시고, 이것이 정치하는 최우선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런 정치철학을 가지고 생산적 복지정책을 국정의 목표로 삼고 국민기초생활보장과 의료, 연금, 고용, 산재 등 4대 사회보험제도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우리나라를 복지선진국이 되게 했습니다.

특히 대통령께서는,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6.15남북공동선언을 통해, 반세기 동안 얼어붙었던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남과 북이 화해 협력하여 상호 발전하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초석을 놓았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할, 우리 역사에 길이 빛날 업적입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강국 뿐만 아니라 EU국가들과도 신뢰를 통한 긴밀한 외교를 펼치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위대한 것은, 자신을 모함하면서 탄압하고 죽이려 한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고 화해하고 일체의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은, 높은 도덕적 삶이라고 할 것입니다.

2000년 10월 노벨상위원회는, 대통령님의 이런 업적들을 높이 평가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민족 역사에서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신 대통령님의 이 영광은, 우리국민들에게도 큰 자긍심을 갖게 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3주기 추도식에서,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우리나라를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민주주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새로운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바꾸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다짐을 실현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추도사를 통해, “김대중대통령께서는 정권을 창출하고 또 이를 재창출하기도한 우리의 위대한 정치지도자이고, 따라서 정권을 창출하거나 이를 재창출하는 지혜는 김대통령의 삶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바 있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그곳에 모인 정지지도자들이 대통령의 묘소 앞에서 김대통령의 정신, 이른바 DJ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DJ정신을 깊이 공부하고 이를 실천하려한 노력이 부족하였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어떻게 정권을 창출하고 또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 공부가 부족하였던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대통령선거는 양쪽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였습니다. 선거결과가 말해주듯 넉넉하지 못한 표차로 승패가 결정된 선거였습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쪽이나 정권창출에 실패한 쪽 누구도 기뻐하거나 슬퍼하기 보다는 모두에게 깊은 반성이 요구되는 선거였습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쪽은 겸허히 반성하고, 정권창출에 실패한 쪽은 통렬히 반성해야 하는 선거였습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쪽으로서는 그 아찔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정권창출에 실패한 쪽에서는 코앞에 와 있던 정권창출의 고비를 왜 넘지 못했는지 되씹어 봐야 합니다. 정권을 재창출한 쪽에는 자만없는 겸손과 양보를 요구하고, 정권창출에 실패한 쪽에는 정정당당한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 선거였고 거기에는 변화 무상한 민심을 무서워하고,국민을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경고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정권창출에 실패한 쪽은 대북정책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통열한 반성과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화해협력이란 흔히 말하듯, 단순히 북한에 펴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화해협력정책의 뿌리, 그 뒤에 있는 배경을 보아야 합니다. 6.25.와 같은 참혹한 전쟁은 다시 이땅에 일어나서는 안되고 그러자면 우선 우리국방을 튼튼히 해서 북한이 우리를 다시는 넘보지 못하게 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께서 구상하신 화해협력정책의 뿌리요 배경이며, 그런다음 화해협력으로 그들의 개방을 요구하자는 것입니다. 대북정책의 핵심인 화해협력정책의 뿌리, 배경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이와 배치되는 주장들을 방관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 하늘에서 얼마나 실망했겠습니까.

 

 

정치는 매우 불안정하고, 경제는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의 정치지도자들에게는 김대통령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 양보입니다. 정치 당사자가 2자든 3자든 5자든 자주 만나야 정치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정치는 거리에서보다 국회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리당략을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 그것이 어려운 정치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먼저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하여, 대통령과 여야대표등 정치 지도자들이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 해야합니다. 이것이 대통령님께서 바라는 큰 정치입니다. 대통령님이 바라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서는 안됩니다.

 

 

대통령님의 옥중서신 중에 있는 글입니다.

“진정으로 관대하고 강한 사람만이 용서와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 항상 인내하고, 우리가 우리의 적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자, 그래서 사랑하는 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

인내하고, 적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자가 바로 진정한 승자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이러한 의미의 진정한 승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올해초 새대통령을 모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대통령님께서는 우리의 새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훌륭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축복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김대통령님을 향한 헌신일념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존경하는 이희호여사님의 강녕을 빌고, 유가족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하늘에 계신 김대중대통령님, 대한민국의 앞날에 축복을 내려주시고, 하느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 누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