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인질 석방을 위한 국가와 테러집단간의 협상을 다룬 영화 ‘교섭’을 이제야 보았다.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국가와 이를 위해 생명을 걸고 협상의 현장으로 나아간 외교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아간 협상 현장에서는 테러집단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담대함과 호기로움을 보여주어야 대등하게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 주었다. 그러한 긴박한 협상의 자리에서는 원리원칙도 중요하겠지만 순간의 상황에 기민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참으로 중요한 거 같다. 적과의 심리전에 휘말리지 않고 자국의 유익과 국민의 안전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두 배우 황정민과 현빈은 협상에 있어 용기를 갖춘 지략가의 모습과 의협심이 앞서는 행동파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아마 상황에 따라 둘의 모습 다 필요할 것이다. 대화를 통한 안전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황정민과 같은 스타일이 필요할 것이고 빠르고 기습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현빈과 같은 스타일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이번 영화의 주된 내용이 아닌데 현빈의 액션장면들이 뇌리에 박혔다. 특히 바이크신은 순간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를 떠오르게 했다. 사실 영화의 주제나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한다면 액션과 위트는 좀 줄였어야 했다.
사실은 그렇게 됨으로써 12세 관람가라는 가족영화의 기준은 충족시킨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두 배우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인질들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시 사건의 리얼리티를 좀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비평은 더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비평하는 쪽보다는 의미를 건지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 자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사명감을 불태우는 외교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고, 여성인 임순례 감독이 이런 스케일이 장대한 영화를 연출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 작품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리고 교회적으로는 부디 지금이나 앞으로나 선교는 계속해서 현지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진 결코 배타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무분별한 선교 역시 사실은 맹목적인 신앙의 결과라 생각한다. 과격 이슬람 집단에서 “알라”를 외치며 자폭테러하는 것이 그들의 잘못된 신앙의 결과이듯 타문화를 품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선교하는 것 역시 해당 민족들에게 정신적, 영적 린치를 가하는 행위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목숨을 거는 숭고함과 사명감은 안으로 불태우되 외적으로는 지혜롭고 온건하게 사역을 펼쳐야 할 것이다. 내면의 불이 더 뜨거운 법이니 부디…
어찌보면 당시 교인분들의 마음은 황정민보다는 현빈의 스타일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부디 지혜롭게, 현명하게, 하지만 분명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교회 사역이 되기를…
덧붙여…
마침 아침 cbs 라디오 방송에서 선교방식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한국 교회가 선교하는 방식은 과거 미국에서 했던 방식(물량주의적 방식)을 따라 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한국 고유의 업적중심적인 사고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선교지에 교회를 몇개 건축하고 시설을 얼마나 세우느냐는 본질이 아니며 그 땅 가운데 온전한 복음이 전파되고 그 땅의 영혼들이 온전히 주님을 만나는 것에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현지인들과 하나되어 지낼 수 있는 충분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급박하게 교회 건물이나 시설들을 쌓기보다는 현지인들과 함께하며 그들과 충분한 공감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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