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다시 처서이기 위해선 결국 '지구온난화'를 잡아야 한다
처서 매직 더이상 통하지 않는 걸까
지난 22일 절기상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다음 주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의 기세도 이맘 때가 되면 누그러진다는 뜻의 ‘처서의 마법(처서 매직)’이 올해는 통하지 않고 있다. 24절기가 더는 의미 없는 것일까?
사실 24절기는 중국이 농경시대 때 계절 구분을 위해 만든 것으로 태양과 지구의 각도에 따라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달라지는 양에 따라 이것을 24개로 나눈 것이다. 그런데 중국과 한국은 경도가 다르다. 또 한국은 삼면이 바다지만, 중국은 땅덩어리가 큰 내륙이니 기본적인 환경도 다르다.
그래서 애초에 한국에선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지난 30년 동안 처서 때 기온을 살펴보면, 기온이 섭씨 30도가량 되는 날이 절반 정도 된다. 따지고 보면 처서라고 늘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여름 더위는 '태양 복사 에너지'보다 '고기압' 영향이 더 커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름이 얼마나 뜨겁냐를 결정할 때 절기에서 말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양도 영향을 미치지만, 더 중요한 건 고기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여름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건 덥고 습한 해양성 고기압인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이게 우리나라에 얼마나 더 많이 확장해 있느냐가 더위의 주요 변수가 된다. 특별히 올해엔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정도가 무척이나 강했다.
기상학자들 설명으론, 올해 북태평양 서쪽 해역의 수온이 많이 올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해수면 수온 상승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지구온난화==> 해수면 수온 상승==> 북태평양 고기압 발달이라는 흐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올 여름 역대급으로 느껴지는 건 최장 '열대야' 때문
2024년 올여름은 역대급으로 더웠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럴까?
역대급 여름이라고 할 땐 '폭염 일수'가 며칠이냐, '최고기온'이 얼마냐가 기준이 되는데 올해 최고기온은 2018년(41도) 만큼 오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폭염 일수도 평년보다는 길었지만 2018년이나 1994년보다는 짧았다.
다만 역대급으로 덥다고 느껴지는 건 '열대야' 때문일 것이다. 올여름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열대야다.
서울에서 23일 기준 3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데 근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가장 긴 기록이라고 한다. 2018년에 26일로 최장 기록을 세웠는데, 올여름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때쯤 우리는 태풍을 기대하기도 하는데 사실 태풍 역시도 항상 더위를 식혀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위가 더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7월 말에 태풍 ‘개미’가 발생했는데, 그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태풍이 맞물리면서 톱니바퀴처럼 됐거든요? 그 사이로 틈이 생겼고, 그곳이 고온 다습한 공기가 들어올 통로가 되면서 더 더워졌다. 태풍 자체도 열 덩어리이기 때문에 뜨겁기도 하다.
물론 태풍이 더위를 누그러뜨릴 때도 있긴 하다. 태풍이 한반도에 배치된 기압계를 깰 정도로 강도가 셀 때가 그렇다. 즉,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몰아낼 정도로 셀 때야 좀 시원해지는데 지금까지 온 태풍들은 그 정도로 강도가 세지 않았다.
올해는 관측 이래 175년 중 가장 더운 해 될 듯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매달 지구 표면 온도를 측정해 발표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기록이 계속 경신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이 자신들이 관측한 175년 중 가장 더운 7월이었고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은 77%라고 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여름이란 계절은 더 더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봄과 가을은 점점 더 짧아질 것이고.
결국은 전세계적 기후 문제
결국 기후 문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로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 또는 반사할 수 있다. 주된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질소 등이 있다.
그러기에 결국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데 이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국가 차원의 대응이다. 기업과 산업 현장에서 방출하는 온실가스를 국가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최적의 기후를 지닌 나라였다. 이는 신이 이 나라에 선물하신 것이기도 한데 산업화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이 사계절의 축복을 스스로 걷어내 왔다. 그러기에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처서'가 다시금 처서이기 위해선 결국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인카네이션 > 기사(Arti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군의 날' 임시 공휴일 지정과 추석맞이 다양한 민생안 내놓은 고위당정협의회 (0) | 2024.08.26 |
---|---|
꿈의 무대에서 우승 쏘아올린 교토국제고, 한일 협력의 좋은 사례 되길 (2) | 2024.08.25 |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 (0) | 2024.08.23 |
광복절이면 해마다 81.5킬로를 뛰는 사람 (0) | 2024.08.15 |
8월 한여름 밤을 수놓을 '페르세우스 유성우' 쏟아진다 (1) | 2024.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