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회자의 공개 회개를 보며-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두려워하라"
유튜브에서 모 목회자 스캔들에 대한 폭로가 있었고 며칠 뒤인 오늘 당사자의 공개 회개 발표가 있었다.
당사자는 회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택했고 자신의 그동안의 속사정들을 전하며 중간중간 거듭 사죄의 말씀을 전했다.
발표는 2시간 정도의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진솔하지만 짧은 사죄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당사자는 어느 정도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은 마음에 잘못된 의혹에 대해서는 소상히 그간의 경위를 밝히며 최종적으로 자신의 잘못된 선택과 이중적인 삶으로 인한 과오였음을 회개했다.
많은 이들이 이 담당 목회자의 신앙적 성격에 대해 공격하고 비난을 하고 있다. 과거부터 이단 시비가 있었기에 잘못된 신앙적 가르침이 결국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는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신앙인이 넘어지는 이런 사건들은 그 누구에게도 예외이지 않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두려워하라"는 성경말씀처럼 말이다.
다윗이 그러했듯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풍요한 때를 지나다 보면 사람은 누구나 일종의 자만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루어주신 성취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하나님 아닌 다른 것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 커다란 성취 뒤 오는 공허함도 있다.
엘리야가 그러했듯 놀라운 신앙적 성취가 있은 뒤 커다란 공허함이 물밀듯 밀려오기도 한다.
해당 목회자는 후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연약함을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다가 그것을 알아 주는 상대를 만나고서 그들에게 마음을 지배당하고 말았다고...
이처럼 사람은 연약하다. 하나님의 공로를 가로채기도 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품어 주는 이에게 마음을 빼앗겨 지배당하기도 한다.
또한 해당 목회자가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자신의 '이중성'이었다.
많은 이들 앞에서 설교할 때는 분명 진실하고 열정적이었지만 거기서 물러나 홀로 있을 때는 그렇지 못했다는...
이 부분이 나 역시 일종의 찔림과 반성을 가지게 만든다.
우리가 참으로 많이 들어 왔던 교회 안과 밖의 모습, 그리고 사역자의 모습과 일반인일 때의 모습 사이의 간격과 모순에 대해 말이다.
사실 참 어려운 부분인 거 같다.
우리나라는 특히 눈에 보이는 모습과 당위적인 이미지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목회자나 사역자가 마냥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그들 역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결코 하나님이 아니다. 천사도 아니다.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는 한계성을 지닌 연약한 인간이다. 잘못에 대해, 죄에 대해선 분명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평소 우리가 그들에 대해 지나친 기대와 우상화를 지니지는 않았는지, 하나님보다 그들을 더 높이지는 않았는지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역자들 역시 그들의 지나친 권위를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 또한 연약한 인간임을 고백하며
성도들과의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한 명의 형제, 자매로서 보다 수평적으로 교제하려고 힘써야 한다.
목회자와 사역자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심리는 우리 평신도들이 낮춰야 할 부분이고,
스스로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특별의식을 지닌 일종의 권위의식은 목회자들이 내려놓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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