劫의 시간을 넘은 불로장생의 사랑, ‘진용’
-90년대 홍콩 영화 다시보기
시작점은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유덕화, 금성무, 장국영 등 홍콩배우들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괜히 80년대 인기 있었던 홍콩 영화들에 관심이 갔고 이런저런 영화들을 떠올리다 덜컥 마음에 걸리는 영화 하나가 있었다. 바로 ‘진용’이라는 영화.
오래 전에 티비에서 보고서 마음 한켠에 꽤 감동적이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던 영화다. 얼른 영화를 검색해 보니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배우 공리가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남자배우는 얼굴이 익숙치가 않아 대충 넘어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영화의 거장 장예모였던 것이다. 깜짝 놀랄 일이었다. 이제는 70이 넘은 장예모 감독이 과거 젊은 시절 배우로도 출연했던 것이다.
그렇게 기억속에 묻혀 있던 영화 ‘진용’을 보기 위해 인터넷에서 영화를 대여해 보게 되었다. 90년 작품이지만 마치 서양의 인디아나존스를 보듯 볼거리가 꽤 화려하다. 초반에는 공리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황제에 대해서나 사랑하는 이에 대해서나 변함없는 충정을 바치는 장예모의 남성미를 볼 수 있어 좋았고, 장면이 현대로 넘어와서는 공리의 천진난만하고 풋풋한 아가씨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중간중간 들어 있는 코미디적 요소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는 액션장면들도 꽤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남녀의 사랑이 너무도 애틋하게 느껴졌다. 불로장생과 윤회라는 장치를 통해 남녀간의 뜨거운 사랑이 운명을 거슬러 얼마나 위대한 힘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이 영화는 잘 보여주었다.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그리고 몇겁의 시간이 흘러서도 변치않는 불로장생의 사랑 그 사랑의 힘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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